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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8월] 시간에 따라 빛이 다르게 흐르는 공간

2024.08.26 1min 55sec

[그해 8월] 시간에 따라 빛이 다르게 흐르는 공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AMOREPACIFIC Headquaters)


[그해 8월] 시간에 따라 빛이 다르게 흐르는 공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AMOREPACIFIC Headquaters)


신용산역 앞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10년 전 2014년 8월, 현대건설이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현장을 착공했는데요.

 38개월만에 용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준공했습니다.  



백자 달항아리를 모티브한 정육면체 단일 빌딩

아모레퍼시픽 신사옥(AMOREPACIFIC Headquaters)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설계를 맡았는데요. 

화려한 기교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서 풍부한 느낌을 주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건물도 군더더기 없는 정육면체의 단일 빌딩입니다. 



2만 1500여개의 핀으로 만든 캔버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밖에서 바라보면 보통의 건물과 다르게 벽과 창의 구분이 없고 하나의 면 같습니다. 그럼에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요. 바로 건물 전체를 둘러싼 다양한 크기의 핀(Fin, 알루미늄 루버)들이 개방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에 사용된 핀은 무려 21,511개입니다. 

핀의 높이는 층고에 따라 4.5-7m 정도이고, 너비는 200-450mm 사이인데요. 

핀에 반사된 햇빛은 빛이 적게 들어오는 측면 공간으로 유입이 가능해, 현대건설은 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바깥쪽에 450mm의 가장 널찍한 핀을, 루프가든이 있는 내부 쪽에는 나머지 너비의 핀을 배열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했습니다. 이러한 불규칙적인 배열은 흐린 날에도 건물 내부로 채광을 75% 정도 전달한다고 합니다. 


외부 핀 시공 비하인드 컷

아모레퍼시픽 신사옥(AMOREPACIFIC Headquaters). (왼) 알루미늄 커튼월로 건물 외부 마감 공사. (오) 건물 전체를 둘러싼 다양한 크기의 핀(Fin, 알루미늄 루버)


1층 아트리움: 18m 높이에서 비춰지는 빛의 공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아트리움(AMOREPACIFIC Headquaters Atriums)

3층 높이(18m)에 달하는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로비. 

천장에는 뻥 뚫린 격자무늬 유리로 뒤덮인 아트리움* 공간인데요. 천장을 유리로 마감해 시간에 따라 빛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아트리움에서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전해오는 한국의 미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데요.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여백을 최대한 살려 중후한 멋과 세련미를 뽐냅니다. 

이는 동시에 공간을 개방되어 보이게 만들어, 아트리움의 목적인 ‘소통’의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아트리움(atrium): 건물 내부에 있는 넓고 개방된 중앙 공간. 

*노출 콘크리트: 콘크리트 표면에 별도의 마감을 하지 않고 거푸집을 떼어낸 콘크리트 구조체를 마감으로 사용해 콘크리트 색상과 질감이 그대로 노출되는 공법.



노출 콘크리트, 더 쉬운 공정일까요? 

노출 콘크리트는 콘크리트가 구조재이며 동시에 마감재이기 때문에 다른 마감재 공사보다 어렵습니다. 매끄럽고 정교한 표면은 물론 곰팡이, 결로, 누수, 난방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배합도 완벽해야 합니다.  

현대건설은 고품질의 노출 콘크리트를 적용하기 위해 모든 근로자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의무화할 뿐만 아니라 기둥, 벽체, 천장, 계단, 에스컬레이터 박스 등 노출 콘크리트가 적용되는 모든 부위별로 실물 크기의 목업(mock up) 공사도 여러 차례 진행한 후 실제 시공에 들어갔는데요. 그 결과, 발주처와 설계사가 원하는 품질과 콘셉트를 완성했습니다. 



5층 루프가든: 5층 높이에서 만나는 한옥의 중정

The Mirror Pond 5F, AMOREPACIFIC Headquaters 5층에서 바라본 11층 루프가든 5F, AMOREPACIFIC Headquaters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내부에는 세 개의 루프 가든(가든즈, Gardens)이 있습니다. 

바로 건물 중간의 비어 있는 공간(보이드, void)에 말이죠.

루프 가든은 5층, 11층 그리고 17층에 있습니다. 5-6개 층을 일부 비워내고 조성한 것인데요. 마치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킵니다. 

루프 가든은 각각 용산공원, 용산도심, 남산 방향을 향해 열려있어 건물 내부와 주변 풍경이 한 길로 이어집니다. 

특히 5층은 가장 큰 루프 가든으로, 커다란 단풍나무를 심은 유선형 마운딩(둔덕 형태의 녹지)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 앞에는 ‘미러폰드(Mirror Pond)’가 있는데요. 강화 유리로 마감한 바닥은 연못을 상징하는 동시에 1층 로비의 천장 역할을 합니다. 유리를 통과한 채광이 1층까지 스며드는 것이죠.  


현대건설은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가든즈(Gardens)’로 2019년 세계 조경분야의 최고 권위를 갖고 있는 ‘IFLA Award’에서 도시 경관(Cultural and Urban Landscape) 분야 우수상(Honourable Mention)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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