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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현장, 동북아 해양물류 허브기지의 초석을 놓다

2020.09.23 4min 25sec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현장 전경

[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현장 전경. ]


현대건설이 동북아 국제 컨테이너 물류의 중심 항만을 목표로 날갯짓 하는 ‘부산항 신항’의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컨테이너선보다 거대한 규모의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부두를 공사 중인 것인데요. 2016년 11월 착공해 어느덧 9부 능선을 넘어 2021년 2월 준공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는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이하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 현장 속으로 함께 가 보시죠.



현장은 플로팅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했다. 사진은 제작된 케이슨을 예인하는(Dock Out) 모습

[ 현장은 플로팅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했습니다. 사진은 제작된 케이슨을 예인하는(Dock Out) 모습. ]

 

탁 트인 바다, 시끌벅적한 시장, 맛있는 해산물, 멋진 풍경··· 이 정도 특성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이라면 모두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한가요.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대한민국 대표 항구, 동북아 해양물류의 거점··· 이 키워드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부산을 가리킵니다. 부산에는 5개의 항구가 있습니다. 그중 부산항 신항은 국내 단일 컨테이너터미널 중 최대 규모죠.


부산항 신항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서측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 동측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북·남·서컨테이너터미널로 나뉘어 개발 중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부두를 신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대건설은 서컨테이너터미널의 5개 선석(Berth, 선박을 계류하는 접안 장소) 가운데 1개 선석(350m 규모)을 맡고 있죠. 공사 규모는 약 1300억원(당사분 45%, 585억원)으로 동북아 해양물류의 허브기지에 초석을 닦는 공사인 데다, 부산항 신항의 후속 공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습니다. 입찰 당시 경쟁사는 부산신항 서컨 2-5단계와 인접한 곳에서 축조 공사를 수행 중이던 D사 컨소시엄. 이들은 2015년 11월 6일 입찰을 마감하고, 12월 11일 설계평가까지 입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한라, 대양산업건설, 동성산업, 영동, 관악개발 등)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입찰을 준비했고, 기술평가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턴키(Turn Key)로 프로젝트를 수주했죠.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큰 컨테이너선인 2만4000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 컨테이너의 단위로 TEU당 20ft 컨테이너 1대)보다 큰 3만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되도록 설계한 것이 승리의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2016년 11월 17일 착공한 현장은 ▶기초 준설 ▶해상 지반 개량(DCM, Deep Cement Mixing Method) ▶케이슨(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 및 거치 ▶연약지반 개량공사(PBD, Plastic Board Drain) ▶상치 콘크리트(케이슨 상부의 안벽 콘크리트) 및 크레인(선박에 있는 컨테이너를 육지로 하역하는 장치) 레일 설치 순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데요. 현재 공정률은 93.95%(9월 23일 기준)로, 계획 준공일인 2021년 2월을 향해 고삐를 당기고 있습니다.


플로팅 독에서 제작 중인 케이슨을 촬영한 항공 사진

[ 플로팅 독에서 제작 중인 케이슨을 촬영한 항공 사진. ]

 

3만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되는 ‘슈퍼 터미널’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 현장에는 남다른 스케일의 자재와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현장은 향후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따른 크레인의 하중 증가에 대비하고, 3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슈퍼 터미널(Super Terminal)’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3만TEU급 컨테이너선은 전장 493.2m 형폭 64.1m 만재흘수(최대 적재량을 실은 상태에서 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 17.5m에 달합니다. 현장은 해저 DL.(-)20m까지 수심을 확보하고, 1000년 빈도의 지진이나 100년 빈도의 설계파랑(해양 구조물 및 항만 설계 시 적용하기 위한 기준 파랑)에도 견딜 수 있도록 7000t급 광폭 케이슨 16함을 제작해 안벽(컨테이너선이 접안될 경계선)의 하부 구조물로 사용했습니다. 케이슨 1개의 크기는 폭 42.5m, 길이 21.6m, 높이 22.1m로 아파트 8층 높이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웅장한 크기의 케이슨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일은 현장의 메인공사인 만큼 까다로운 공정이었습니다. 현장은 육상에서의 케이슨 제작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제작 완료된 케이슨을 해상으로 이동·거치하는 기간을 줄이고자 초대형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활용한 시공법을 택했습니다. 플로팅 독은 대형 선박 건조를 위해 조선소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하부에 설치된 해수 탱크로 부력을 조절해 자체적으로 물속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릅니다. 파도 등 날씨와 상관없이 수평을 항상 유지해 해상 공사의 최대 약점인 ‘작업 일수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현장은 플로팅 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해 2.6개월에 4함씩(1Cycle) 케이슨을 제작했습니다. 4함이 완성되면 플로팅 독을 가라앉히고, 자체 부력으로 물에 뜬 케이슨을 예인해(Dock Out) 원하는 위치에 병렬로 거치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풍, 너울성 파도 등 여러 환경적인 어려움을 겪었으나 플로팅 독 시공법으로 당초 12개월로 예정돼 있던 케이슨 제작 기간과 거치 공기를 한 달여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준성골 야간 작업

[ 준성골 야간 작업. ]


철저한 공정·품질관리로 공기&원가 절감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의 자랑거리는 철저한 공정 및 원가관리입니다. 공사 초기에 대형 자재가 적기에 투입되는 것이 전체 공사의 성패를 가른다고 판단한 현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각고의 노력을 펼쳤습니다. 일례로 컨테이너 크레인의 레일 기초에 계획됐던 강관파일의 규격(직경x두께)은 1200x20t. 현장은 본사 구매실 등 관련 부서와 자재 반입을 위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리 회사 쿠웨이트 현장에 잉여 자재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시공성 및 구조 검토를 마친 후 발주처를 설득해 강관파일 규격을 1066.8x21.4t으로 상향해 설계를 변경했죠. 그 결과 강관파일의 강도가 증가해 구조 안정성이 높아졌으며, 원자재 확보에 2.5개월, 가공 작업에 1개월 공기를 단축했습니다. 회사의 잉여 자재를 활용함으로써 자재 원가까지 절감했죠.


품질관리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내릴 때 사용되는 크레인 레일 기초용 강관파일은 상당한 하중을 견뎌야 하는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크레인 레일 기초 공사에서 이슈는 용접이었는데, 현장은 유사한 시공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터빈 및 기초구조물 EPC 현장과 본사 품질관리실, 기술연구소 등 유관 부서에서 기술을 지원받아 용접 품질을 높였습니다. 또 항타 작업 중에도 설계와 다른 기초 지반·지층이 출현하면 즉시 시추 조사를 진행해 안정성을 확인하는 등 품질과 안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부산항 제2신항을 포함한 전국 12개 신항만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담은 ‘제2차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고시에 따르면 경남 진해에 조성되는 부산항 제2신항에 총 13조5503억원이 투입됩니다. 1997년부터 부산항 신항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현대건설으로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죠.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을 이겨내고 준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인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확장공사 현장이 향후 있을 후속 수주의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Great people interview


2019년 12월 진행한 현장 송년회 현장 직원들 단체사진

[ 2019년 12월 진행한 현장 송년회. ]


Q 자기소개 바랍니다.
권창영 현장소장(이하 권 소장) 1993년 입사해 울산 T1-BUOY 시설공사 현장을 시작으로 부산과 영남의 지사와 현장을 두루 다녔어요. 부산 북항 재개발 1-2단계 부지조성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을 처음 맡은 후 부산항 조도방파제 보강공사 현장,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확장공사 등 항만 현장의 소장을 맡고 있죠.
장진욱 부장대우(이하 장 부장대우) 우리 현장에는 2019년 1월 사업지원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지금까지 도로, 단지 조성, 교량 등의 현장에서 근무했고, 홍콩 컨테이너 부두 공사, 안흥 외항정비공사 등 해상공사 현장 경험도 있습니다.
박준영 부장대우(이하 박 부장대우) 2016년 5월 말 우리 현장에 부임해 52개월가량 사업수행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사 초기 도로 현장을 제외하고는 해상공사 현장에만 잇달아 6곳을 다녔으니, 바다와는 평생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 봅니다(웃음).


Q 공사를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나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장 부장대우 턴키 공사의 특성상 역무(役務) 범위에 대해 우리 회사와 발주처 간의 이견이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감리단 및 발주처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계약이나 법률상 문구 해석이 각 사의 입장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 많았죠. 꼬인 매듭을 푸는 것처럼 쉽지 않았지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면서 뿌듯함도 동시에 느꼈습니다.
박 부장대우 공사하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인근의 타사 현장에서 펄이 유출되는 것을 여러 차례 봤거든요.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깊은 바닷속 해저면은 알 수 없으니 연일 긴장 상태였습니다. 연약 지반에 대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던 것이 가장 힘들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권 소장 자부심을 느낄 때는 발주처에서 신뢰를 보내올 때입니다. 부산항 신항에는 현재 여러 회사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발주처는 우리 회사의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크게 인정하고 있죠. ‘다른 회사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일도 현대건설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신뢰가 두텁고 깊은 만큼 이런 발주처와의 긴밀한 유대가 향후 부산항 제2신항 프로젝트 수주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2021년 2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각오와 함께 수고한 직원들에게 한마디.
박 부장대우 공정률이 90%가 훌쩍 넘다 보니 현장 인원이 많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마무리 공정이 남은 만큼, 현재 인원이 그 공백을 조금씩 나눈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흘린 땀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확장공사 현장 파이팅!
장 부장대우 개인적으로 난도 높은 케이슨 제작과 거치 공사 등이 모두 완료된 후 부임했기에, 그동안 열심히 일한 현장 직원들의 노고에 누가 되어선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코로나와 유례없는 긴 장마 등 예측불허의 리스크에도 잘 견디고 있는 현장 직원들에게 지면을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현장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기를 기대하며, 끝까지 힘내 봅시다.
권 소장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함께 땀 흘리며 고생하고, 또 함께 웃으며 생활하게 해준 모든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전 공종 무재해. 무사고를 이뤘듯 남은 기간 조금만 더 힘내서 준공하는 그날 함께 손잡고 웃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