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찍는 짧은 순간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담깁니다. 부모님 품 안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어느새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어가는 삶의 순간들, 그리고 무심히 지나쳤던 소중한 기억들까지 말입니다. 5월 가정의 달, 현대건설 사우들은 가족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지켜주며 함께 쌓아온 추억과, 비로소 전하는 저마다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오래된 가족사진을 다시 찍는 날
플랜트사업본부 NewEnergy설계팀 신현철 책임

가족과 함께 다시 꺼내 본 추억
Q. 이번 촬영은 어떤 가족과 함께하게 되셨나요?
엄격하시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아버지, 늘 밝은 미소로 가족을 품어 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형 가족,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했습니다. 은퇴 후 조금은 무료해 보이는 부모님의 일상에 예전 사진 속 젊고 강인했던 두 분의 기분을 다시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오늘 재현한 사진에는 어떤 추억이 담겨 있나요?
고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KBS <아침마당>에 사연을 보내 방송에 출연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 가족사진도 함께 찍었는데, 당시 리포터가 개그맨 박준형 씨였던 기억까지 아직도 생생합니다.(웃음) 오늘은 그 시절 젊고 활기찼던 우리 가족의 모습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Q. 부모님을 통해 배운 가르침이 현대건설에서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부모님은 사람과의 약속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셨어요. 그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고 자라다 보니, 저 역시 회사에서 약속과 책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맡은 업무를 제때 마무리하고 타부서와 협업할 때도 신뢰를 지키려 노력하는 태도 모두 부모님께 배운 삶의 방식입니다.

부모님의 시간을 이해하게 된 순간
Q. 부모님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게 된 잊지 못한 순간이 있었나요?
어릴 때 부모님은 겨울마다 석유 배달 일을 하셨어요. 가장 바쁜 계절이다 보니 가족 여행이나 눈썰매장 같은 건 쉽게 생각하기 어려웠죠. 대학생 때 처음 스키장에 갔는데, 서툰 제 모습을 보며 어릴 때는 왜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서운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제 아이와 부모님을 모시고 스키장에 갔던 날이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손자와 함께 썰매를 타며 정말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도 우리를 데리고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싶으셨겠구나' 싶더라고요. 그 순간 비로소 부모님의 고단했던 삶과 묵묵한 희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Q.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어 바라본 부모님의 모습은 소년 시절과 어떻게 달랐나요?
어릴 적 언제나 커 보이기만 했던 부모님이었는데, 어느새 그때의 부모님 나이가 되어 누군가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카메라 너머로 두 분의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았는데,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에서 묘한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저와 형이 각자의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을 대견하고 편안하게 지켜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습니다.
Q. 이번 가족사진이 앞으로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시나요?
결혼 후 제 삶의 중심은 자연스레 아내와 아이가 되었지만, 부모님께는 여전히 저와 형이 가장 소중한 세상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몸은 떨어져 지내더라도, 이 사진 한 장이 서로의 마음을 오래 이어주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버텨준 시간의 얼굴
건축주택전기통신팀 이종근 책임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준 가장 든든한 사랑
Q. 함께 촬영한 가족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소개해 주세요.
저와 아내, 두 돌이 된 딸 서하,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처남 부부까지 대가족이 출동했습니다. 올해 3월 카타르 현장에서의 1년 근무를 마치고 막 귀국했는데요. 타지에 있는 동안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어린 딸과 아내였습니다. 다행히 장인어른과 장모님께서 육아의 무게를 기꺼이 나눠주신 덕분에, 저는 먼 해외에서도 ‘우리 가족은 괜찮다’는 믿음으로 현장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귀국하고 나니 이번에는 장인어른과 장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매일 함께하던 손녀의 웃음소리와 재롱이 사라진 집안이 얼마나 허전하실까 싶어서요. 지난 1년 동안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온 가족의 모습을 사진으로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Q. 해외 발령 초기, 가족을 떠나 지내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예상보다 발령이 일찍 났거든요. 돌도 안 된 아이를 두고 떠나는 제 마음도 무거웠지만, 혼자 모든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아내는 힘든 이야기를 하기보다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먼저 전해주더라고요. 씩씩하게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고마우면서도, ‘내가 곁에 있었다면 짐을 덜어줬을 텐데’ 하는 마음이 늘 남아 있었습니다.

Q. 해외 현장에서 지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가장 깊이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해외 근무를 해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저에게는 매일 걸려오는 영상통화 화면을 마주하는 순간이 그랬습니다. 서하의 소소한 하루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받아보는 게 낙이었죠. 특히 통화할 때마다 가족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편안한 분위기가 유난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화면 너머로 손녀를 바라보시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표정에서는 늘 진심 어린 사랑이 느껴졌고, 덕분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족이 함께 이어져 있다는 든든함이 컸습니다. 또 타지에 있는 사위가 걱정할까 봐 종종 따로 연락해 “걱정 말고 건강만 잘 챙겨라”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한마디가 제게는 큰 위로이자 현장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가족의 사랑이 만들어준 오늘

Q. 지난 1년이 현대건설인으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 어떤 성장을 남겼나요?
16년 회사 생활 중 지난 1년이 가장 고된 시간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저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준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 그리고 가장으로서 '절대 아프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생기니 매일 운동을 하며 스스로를 더 철저하게 관리하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일과 가족을 바라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가족이 제 일을 이해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이해를 가족에게 바라기만 했는지도 모르고요. 그런데 지난 시간을 지나면서 가족이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주었기에 저 역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는 것을 더 크게 느끼게 됐습니다.
Q. 오늘 찍은 가족사진이 훗날 딸 서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길 바라시나요?
서하가 커서 얼마나 많은 사랑 속에서 자랐는지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아내는 아이의 순간순간을 남기기 위해 정말 많이 애썼거든요. 이번 사진도 우리 가족에게 오래 남는 기억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