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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람] 카타르 루사일 & 알 부스탄 고속도로 현장 직원들과의 메신저 인터뷰 (2)

2021.02.03 0min 14sec

카타르가 2022년 11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각종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한창 진행 중입니다. 현대건설은 왕궁과 고급 주택단지가 위치해 있는 카타르의 펄(Pearl) 지역과 도하 중심지를 잇는 루사일 고속도로, 수도 도하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을 맡아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두 현장 모두 개통했으나 발주처로부터 각각 추가 공사를 맡아 진행 중인 상황. 같은 고속도로 프로젝트로 기술 협력은 물론 숙소까지 함께 쓰며 긴밀히 소통해 온 두 현장을 만나보았습니다.


카타르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QABU) 곽필봉 책임(사업수행팀)   카타르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QABU) 김형우 책임(사업지원팀) 

곽필봉 책임 (사업수행팀) (좌) / 김형우 책임 (사업지원팀) (우)

카타르 알 부스탄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사 현장 (QABU)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 (QLUS) 최성환 책임(사업지원팀)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 (QLUS) 남두일 책임(사업수행팀, 현 토목설계실) 

최성환 책임 (사업지원팀) (좌) / 남두일 책임 (사업수행팀, 현 토목설계실) (우)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 (QLUS)


안녕하세요. 메신저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바랍니다.
김형우 책임(이하 김형우)  안녕하세요. 2017년 7월 부임해 QABU 현장 사업지원팀에서 자재 · 하도급 관리를 맡고 있는 김형우 책임입니다. 늘 보던 분들인데 이렇게 메신저로 뵈니 더 반갑네요. 남 책임님은 한국에서 안녕하시죠?
남두일 책임(이하 남두일)  QLUS 현장에서 구조물, 도로, 지장물 설계 관리를 담당했던 남두일 책임입니다. 2012년 4월부터 99개월간 현장에서 근무하고 최근 본사에 부임했는데요. 업무에는 금세 적응했는데, 올겨울 한국 추위는 적응이 안 되네요.
최성환 책임(이하 최성환)  어제 뵌 분들도 여기 계시네요(웃음). QLUS 현장 사업지원팀에서 설계변경과 공무 등을 맡은 최성환 책임입니다. 2016년 4월 QLUS에 왔는데, 어느덧 57개월째 근무 중이네요.
곽필봉 책임(이하 곽필봉)  QABU 현장 설계 파트 소속으로 교량 및 구조물 공사 등을 담당하는 곽필봉 책임입니다. 저는 2017년 8월에 와서 41개월째 근무 중인데요. 우리 회사에서는 오랜만에 적용하는 PSM(Precast Segmental Method) 공법을 이용한 교량의 가설관리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했습니다.


QLUS 현장은 왕복 최대 18차로에 각종 제반 시설까지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QABU 현장은 카타르 내 가장 긴 교량을 짓는 공사가 포함된 프로젝트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성환  QLUS는 기존 8차선 도시 고속도로를 최대 18차선까지 확장하는 공사입니다. 도로뿐 아니라 터널 10개소, 교량 4개소, 마이크로 터널과 상하수도, 통신 라인, 변전소 등 각종 제반 시설까지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죠. 여기에 지능형 교통관리 시스템(ITS)을 적용한 기술 집약형 복합 고속도로 현장입니다.
남두일  기존 도시 고속도로를 확장하는 공사지만, 핵심은 기존 3개의 회전 교차로를 3개의 복합 교차로로 넓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현장의 메인 공사를 하나만 꼽자면 도하의 새로운 중심이자 QLUS의 남쪽 시작점인 와다(Wahda)에 세운 대형 아치 구조물인데요. 입체 교차로 위로 지어야 하는 탓에 공정이 복잡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최성환  QLUS는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진행됐습니다. 고속도로 전면 개통은 2017년 12월에 했지만, 발주처의 수백 번의 설계도면 변경으로 준공이 미뤄졌죠. 현재도 발주처에서 추가로 요청한 공사를 수행 중이라 현장 종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곽필봉  QABU는 기존 왕복 6차선이던 알 부스탄(Al Bustan) 지상도로를 왕복 8차선 고가도로로 개선하는 공사입니다. 총연장 2.49㎞, 왕복 8차선(상 · 하행 분리, 편도 4차선) 교량에 8개의 진입 램프를 만들고 있죠. 과업 구간에는 알 왑(Al Waab) 및 알 라시다(Al Rasheeda) 도로의 선형 개선 및 확장 공사와 상 · 하수도, 전기, 통신 네트워크(ITS)를 신규 도로 선형에 맞도록 이설하고 개선하는 공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형우  2017년 9월 말 착공해 2020년 10월 13일을 기점으로 모든 고가도로가 개통했고, 지금은 발주처의 추가 요청사항을 반영해 조경공사 등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발주처는 고가도로인 QABU를 ‘카타르에서 가장 긴 교량’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죠.


두 현장은 빌라 단지를 임대해 숙소를 함께 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고속도로 프로젝트이고 발주처도 같아서 자주 소통하고 교류했다고요.
최성환  서로 자재를 교환할 일이 많았습니다. 며칠 전에도 QABU 현장에서 급한 자재를 빌려와 한숨 돌렸죠(웃음).
곽필봉  QLUS의 여러 성공 사례와 시행착오가 QABU의 교과서가 됐습니다. 파이프, 철골, 케이블 등 각종 자재와 중장비, 설계 · 시공 · 공무 등 베테랑 직원들까지 넘어왔죠. ITS 담당자인 이현준 책임도 전입했고요.
김형우  2017년 당시 QLUS는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었고, QABU는 공사 시작 단계였습니다. 외국인 직원도 우리 현장에 많이 전입했는데, 그 직원이 우리 회사 시스템이나 카타르 법령 · 관행 시방 등을 잘 숙지하고 넘어와 능숙하게 일을 처리해 줬죠.
곽필봉  기술적으로도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QLUS 현장과 마찬가지로 우리 현장도 도심지에서 진행되다 보니 공사 초기 교통 계획(TTM, Temporary Traffic Management)을 수립해야 했어요. 저를 포함해 우리 현장에는 카타르 근무가 처음인 직원들이 많아 감리사, TTM 위원회, 경찰서를 오가며 승인 받는 과정이 까다롭고 막막하게 느껴졌죠. 그때 QLUS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남두일  카타르는 발주처가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2012년에 승인받아 상수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2016년에 카타르 수전력청(Kahramaa)의 내부 규정이 바뀌었다며 200여 개의 요구사항을 추가로 보내온 적이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많아 과거 제출했던 공문과 도면 승인 기록들을 다시 보여주면서 항의한 끝에 한두 가지 추가 공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간신히 문제를 해결했죠. 카타르에서 공사를 수행할 때 항상 긴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곽필봉  QABU도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QLUS 사례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발주처를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QLUS로부터 초기 공정에 영향을 주는 우회도로 계획 수립, 지장물 이설 및 신설 방안, 발주처에 대한 크고 작은 팁까지 두루 전수 받았죠.
최성환  아무래도 동일 발주처와 감리단 등을 상대하다 보니 정보 교류가 잦고 도움도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설계 변경 및 클레임 시 QLUS에서 승인받은 사례를 참고해 QABU가 감리단을 설득하는 등 우리 현장, 너희 현장 가리지 않고 주요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죠. 이제는 우리 회사가 지난해 말 수주한 TSE 저류조 공사 현장이 임시로 QLUS 현장 사무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숙소는 3개 현장이 함께 사용하고 있죠. 공사 성격은 다르지만 현대건설의 카타르 프로젝트라는 맥이 같은 만큼 QLUS와 QABU 현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두 현장 모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카타르의 역사에 남을 만한 큰 공사를 현대건설의 대표로 수행했다는 자부심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김형우  원래 QABU에는 수도 도하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고가도로 외에는 교량 구조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착공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알 왑 교차로에 램프 고가교를 추가해 달라고 하더군요. 램프 고가교를 시공하려면 기존 교량 설계와 공정, 교통 통제 계획 등 모든 것을 변경해야 했어요. 게다가 발주처에서 제시한 추가 공기는 79일뿐이었습니다. 불가능한 일정이었지만 그걸 해내는 것이 현대건설이잖아요. 최선의 설계와 최적의 시공 방안을 도출해 낸 끝에 모든 공정을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마무리했죠.
곽필봉  QABU 현장은 공사 초기부터 공기가 빠듯했습니다. 계획 공기에 맞춰 전 직원이 고생하고 있는데 갑자기 2019년 카타르 독립기념일(12월 18일)에 맞춰 입체 교차로 1개소와 교량 일부를 개통해 달라고 하더군요. 계획된 마일스톤보다 많은 공정을 완료해야 하기에 감리사 등이 개통에 회의적이었지만, 결국 일정에 맞춰 개통해 냈습니다. 지난해 말에도 공정표에 맞춰 1개 접속교를 제외한 모든 교량을 개통했는데요. 공기 지연 없이 공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발주처 입장에서도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남두일  QLUS 현장의 최장 지하차도를 개통하기 일주일 전, 발주처 실무진과 감리단 모두 제시간에 개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2~3주는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요. 그때 사무실에 있던 모든 직원이 현장에 투입돼 시스템 점검, 폐기물 청소 등을 했고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습니다. 갈채 속에서 개통한 후 감리단이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달성했다”고 말해줬는데요. 무척 뿌듯했습니다.
최성환  저는 2017년 독립기념일에 맞춰 주요 도로가 전면 개통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여러 외교적인 이슈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전 직원이 합심해 공사를 수행했고, 발주처와 적극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은 덕분에 무사히 개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더욱 공고해진 현대건설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발주처와의 최종 공사비 협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한 현장의 동료들과 서로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최성환  QLUS와 QABU의 성공적인 오늘은 모든 현장 직원이 흘린 땀방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남두일  인터뷰하고 있는 인원 중 가장 먼저 본사에 복귀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인데 조금만 더 힘내시고 곧 본사에서 뵀으면 좋겠습니다.
곽필봉  모쪼록 모두가 힘내서 건강하게 웃으며 공사를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형우  사보가 발행되는 1월 26일에는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텐데요. 많은 동료의 도움과 가르침 덕분에 현장 근무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QLUS와 QABU의 기운을 받아 카타르의 모든 현장이 ‘성공수행’ ‘무사준공’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