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산책] 같이 일하기 싫은 동료와 공존하는 법

2021.06.21 3min 23sec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친한 선후배라도 쉽게 터놓기 어렵습니다. 직장인들의 주고민인 ‘직장 내 관계’를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 교수가 조언합니다.


나는 과연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일까요? (일러스트 이미지)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기업 강의에서 나오는 공통 고민거리 1위가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 때문에 회사 생활이 피곤하다는 겁니다. 걸핏하면 욱하고 수시로 감정을 자극하며 무시하는 동료, 교묘하게 자기 업무를 떠넘기는 팀원, 은근히 기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우리 팀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동료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면, 메모지를 꺼내서 받는 월급의 70%를 계산해 보세요. ‘월급의 70%=같이 일하기 싫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대가’로 생각하면 참을 만하지 않나요? 저는 월급의 70%를 계산해서 가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을 적은 리스트를 책상에 붙여놨습니다. 생각만으로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지죠. 그때 같이 일하기 싫은 ‘동료’를 떠올립니다. 월급은 ‘그 사람과 협력해서 일하는 대가’로 회사가 나에게 주는 돈이니 오늘도 잘 지내보자! 결심하는 거죠. 그럼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감정에 대처하기도 쉬워지더라고요. 이번 시간에는 피할 수 없는 동료와 잘 지내기 위해 ‘스트레스 및 자신의 정서를 다스리는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트레스 대처법 

스트레스가 왜 생기는지 알면 대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막상 대처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동료 때문에 회사 다니기 싫지만, 그만둘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처 방법이 ‘회피 또는 회피 갈등’입니다.

 ▶ 회피: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면 좋겠다. 

 ▶ 회피 갈등: 성격이 변해서 나한테 좀 잘해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회피하고 싶거나 회피 갈등이 일어날 땐 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생각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스스로 바뀌는 것 말곤 없냐고요? 네, 결국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스트레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Coping)’하는 방법입니다.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갑자기 천사처럼 변할 수 없는 것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면 내 생각을 바꾸는 ‘정서 중심적 대처’로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것이 현명합니다. 



나를 막 대하는 사람 대처법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지만 그럴 수 없다면 이렇게 대처해 보세요. 물론 내가 잘못한 게 있어 상대가 화를 내는 경우라면 다릅니다. 이유 있는 비난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상대가 이유 없이 화낼 때는 참기만 하면 안돼요. 특히 계속 얼굴 보며 일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 사람이 왜 화를 내는지 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보수집-전략-전술’을 짜야 합니다. 


① 정보수집 단계: 우선 듣기 

‘당하는 시간’이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는 유용한 시간입니다. 화를 내든 말든 무조건 참고 들으세요. 화내는 이유와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상대도 말하다 보면 자신의 빈약한 논리를 스스로 깨닫고 민망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② 전략 단계: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기 

“아, 그래서 화가 나셨군요”와 같이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면 화내기를 멈출 가능성이 큽니다. 공감 받았기 때문에 안도하는 거죠.

③ 전술 단계: 자신의 감정 말하기

“왜 화를 내셨는지 알겠습니다. 그러나 제 심정도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대에게 ‘네 감정’만 생각할 게 아니라 ‘내 감정’도 생각해 보라고 되묻는 거죠. 성질 더러운 사람이라면 더 화를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괴팍한 성질’을 들켜서 민망한데, 그 감정을 덮기 위해 더 화를 내는 거죠. 그러나 속으로는 생각하고 긴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도 도통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상대할 가치가 없는 ‘꼴통’입니다. 걸핏하면 화내는 사람, 들어주고 공감해 줬더니 나를 더 만만하게 보고 자기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려고 하는 사람, 그 사람이 동료고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한다면 다시 한번 기억하세요. 그런 걸 다 참고 일하는 심리적 위로금이 월급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요. “월급의 70%가 참는 대가다” 생각하면 상처받는 일이 적어집니다. 협력해서 일만 하면 되지 정서적인 관계까지 맺을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웃는 용기 내기

“저는 사람을 사귈 때 먼저 다가갈 용기가 없어요. 나를 안 좋아하면 어떡하나 이런 두려움이 있습니다.” 지난번 칼럼 후 한 분이 메일로 고민을 보냈어요. 그래서 어딜 가나 타인과 금방 친해지고 잘 지내는 사람들을 관찰했죠. 

그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대도 나를 좋아한다고 믿고, 먼저 다가가기’였어요.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그를 대할 때 표정이 굳어버리고 눈을 맞추기 어려워집니다. 근육도 경직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말실수도 더 많이 하게 되죠. 반면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긴장이 이완되고 더 많이 웃으며 ‘좋은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집니다. 거절 당할까봐 두려워 마세요! 상대와 가까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웃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결국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좋아지기 시작 할 거예요.



고민상담소


Q. 은근슬쩍 일을 떠넘기는 팀원과 근무하고 있습니다. 함께 업무하다 보면 그의 소모품같이 느껴져 불쾌합니다. 어떻게 해야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을까요?

A. 어느 팀이건 그런 사람이 꼭 있습니다. 자꾸 참으면 상대는 나를 ‘원래 순응하는 사람’이라고 믿어버립니다. 다른 팀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쉬워요. 참지 말고 지혜롭게 화를 내세요. ‘그 일은 저보다 과장님이 전문가이시니 잘 하실 수 있잖아요.’ 본인의 일을 미루는 거니까 칭찬을 가장한 거절을 하세요. 도저히 말 못 할 상황이라면 팀장에게 고민을 말하고 도움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제 동료는 항상 불평ㆍ불만이 가득합니다. 저도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팀원과 함께 있으려니 피곤합니다. 또한 뒷담화를 즐겨 하는 편이라 같이 있기 불편해요.

A. 우리는 소문을 만드는 자와 전하는 자의 말을 들으며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같은 수준’의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① 가능하면 듣지 마세요.(개인의 사생활에 관계 된 것이라면, 더욱!)

 ② 소문을 전하는 주체와 소문 속 주인공과의 관계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들으세요. 

 ③ 동조하는 말이나 리액션은 하지 마세요. 같이 험담한 사람으로 소문 날 수 있어요.


소문을 내는 주체가 ‘상습범’이라면 한 번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니? 너나 잘해!’라는 메시지를 완화해서 표현하는 겁니다. “그런 소문이 있군요. 근데 그거 진짜예요? 선배가 직접 확인하신 거예요? (들은 것이라고 얼버무릴 것이다) 아, 들으신 거구나. 사실이 아니라면 이 사람들이 당할 역풍이 크겠는데요?”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까지 연출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소문을 전한 이는 듣는 순간, 나를 ‘재수 없어’ 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 대한 소문을 낼 때는 조심하게 될 것입니다.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을 테니까요.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① 침착해야 합니다. 흥분해서 ‘사실’을 무기로 저항해 봤자 소문만 더 무성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거짓말에 능한 험담쟁이들을 말로 이기기는 쉽지 않죠. 

 ② 세상은 늘 ‘오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저토록 흥분하는 것은 소문이 사실이기 때문’이라는 오해의 여지를 제공하는 거예요.

 ③ 지혜로운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 전략을 세우세요.


무대응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소문의 악의성이 도를 넘어 서서 사실 입증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나와 소문을 만들어낸 주체를 동시에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세요. 어떻게 대처할지 전략을 짜야 합니다. 그다음에 대응하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자 오해 많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 본 칼럼은 뉴스룸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박상미 (심리상담센터‘더공감 마음학교’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