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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칼럼] 2022 국내 건설 경기 전망과 현대건설의 대응 방향

2022.02.11 2min 51sec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는 펜데믹 장기화 등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주가 증가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도 자재 가격과 금융 비용의 상승, 그리고 높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됩니다. 2022년 국내 건설 경기 전망과 그에 따른 현대건설의 대응법을 살펴보았습니다.


도시의 모습


2021 국내 건설 수주 실적

2021년 국내 건설 수주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11월까지의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총 181조9000억원의 수주가 발생,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에 194조1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에는 200조원(예측치) 이상으로 다시 한번 역대급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공공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44조원으로 기간 대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입니다. 주택 수주는 LH 발주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55.5% 감소해 부진했지만, 토목과 비주택 건축 수주가 정부 경기부양 사업 및 생활형 SOC 사업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각각 27.4%, 11.7% 늘었습니다. 민간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37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주택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해 다소 주춤했지만 토목 수주가 10% 증가했으며, 오피스 건물과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의 수주 증가로 비주택 건축 수주가 37.8% 늘었습니다.


2022 국내 건설 수주 전망

2022년에는 2021년 건설 수주의 흐름을 일부 이어가 전년 대비 0.2% 증가한 214조8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그 양상은 공종별 또는 발주자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주자별로 살펴보면, 2022년에는 공공 수주는 증가해 양호하지만 민간 수주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공 수주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58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 SOC 예산이 역대 최대치인 28조원으로 책정돼 도로와 철도 수주가 증가하고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와 한국판 뉴딜 사업의 발주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공 비주택 건축 수주는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자치장의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 수정이 이뤄질 것이며, 2019년부터 증가해온 지자체 신규 건축공사는 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생활형 SOC 공급 목표를 초과 달성함으로써 하반기 이후 공공 비주택 건축 수주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간 수주는 전년 대비 0.1% 감소한 155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에는 유가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부 공사는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민간 주택 수주는 2021년에 다소 주춤했지만,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가격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금리가 상승하고 대출 규제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경기 회복을 위해 적정 수준에 그칠 것입니다. 2021년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가 소폭 위축됐지만, 도심 내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2022년에는 관련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민간 비주택 건축 수주는 2021년만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지는 못할 전망입니다. 이미 상업용 건물은 공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고, 반도체 호경기가 주춤하고 반도체 설비공장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면서 반도체 공장 수주도 일부 조정이 불가피 하기 때문입니다.

공종별로 살펴보면 올해는 토목 수주가 전년 대비 4.1% 증가해 양호하지만, 건축 수주는 1.1% 감소할 전망입니다. 또한 주택 건축이 1.2% 증가하지만, 비주택 건축 수주가 3.7% 감소해 건축 수주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현대건설의 대응 방향

올해 현대건설이 가장 먼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업은 대형 토목공사라 생각됩니다. 특히 철도 관련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예산에서 철도 부문은 8조3000억원으로 최근 15년래 가장 높은 금액이 책정돼 있는데요. 평택~오송 2복선화 건설산업, 석문산단인입철도, 대구산업선철도, 남부내륙철도, 충북선철도,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 등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중 대규모 철도사업이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또한 GTX A, B, C 본격 추진을 위해 6000억원 예산이 편성됐는데, 관련 사업의 영향력을 높여 향후 국내 대형 사업을 최대한 수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두 번째로, 3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계획된 분양을 완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2021년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입주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2023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입니다. 어느 정권이 되었든지 간에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 압박과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비록 그동안 3기 신도시를 비롯, 50만 호 이상 공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토지 보상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는데요. 단기적 주택 수급 불균형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2023년 3기 신도시 착공이 본격화된다면, 그전에 착공을 미뤄온 사업지를 정리하는 동시에 2023년에 새로 나오는 대단지 사업을 강화하고 그 이후에 사업 진행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2022년에는 원자재 가격이 불안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비용적인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발생할 대형 공급 영향에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2022년 계획된 분양을 완료하는 게 좋겠습니다. 

세 번째로 에너지와 물류 시스템 관련 신사업에 획기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탄소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흐름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물류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는 올해도 지속될 것입니다. 물론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해 이와 관련된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나, 정부에서 놓치고 있는 신사업이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정된 도심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터널 물류 시스템 구축이나 수소 발전, 소형원자력 발전을 위한 인프라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러한 신사업 분야에서의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정부사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정부에 투자를 제안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다질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본 칼럼은 뉴스룸 운영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