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불청객 탓에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문 밖을 나서는 일이 당연한 요즘입니다. 미세먼지의 정의와 절감 실천법, 건강 지키는 생활 속 실천 방안까지 소개합니다.
2016년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공기 질 순위는 180개 조사국 중 173위로 최하위군에 속해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미세먼지 없이 자유롭게 숨 쉬며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한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황사와 미세먼지는 무엇이 다를까요?
공기 중 부유물인 미세먼지와 황사가 사계절 내내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모래와 바람이 만드는 황사와 화석연료에 의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사전적 의미는 엄밀히 다릅니다. 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래 먼지로 익숙한 황사의 입자 크기 역시 10㎛ 이하로 다양하고,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오염물질(분자)과 엉키고 결합하기 때문입니다. 대기 중 10㎛ 이하인 각종 화학물질을 말하는 미세먼지는 인체에 깊숙이 침투해 더 위험합니다. 2.5~10㎛의 크기 미세먼지는 상기도에 걸리지만, 2.5㎛ 이하 크기의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통과해 혈관으로 유입되고 전신으로 퍼지게 됩니다. 미세먼지 구성 물질인 중금속과 유해 화학물질이 혈관을 타고 전신을 떠돌아다니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의 공기가 흡연에 의한 피해보다 덜하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목숨까지 위협하는 공기의 질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요.
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주 발원지는 화력발전소, 공장, 차량(특히 경유차)이며 최근에는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의 습격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동해 연안에 대단위로 분포하고 있는 공장과 석탄 화력발전소의 개수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만큼, 미세먼지의 약 50%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공식 발표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국가들이 함께 의기투합해 해결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세먼지가 초미세먼지와 극초미세먼지로 입자가 점차 작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증하는 미세먼지 피해 사례로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은 이미 흡연에 의한 사망자 수치에 근접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미세먼지가 기관지나 폐 등 호흡기 손상은 물론 심혈관 질환, 자폐증·우울증·치매·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연구 결과 밝혀진 것 외에도 중금속과 유해 화학물질이 혈관을 타고 흐른다면 어떤 질병도 일으킬 수 있는 ‘만병의 근원’이 되는 셈입니다.
‘발상의 전환’ 개인별 미세먼지 절감 실천법은?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국내에 있는 화력발전소를 줄이거나 폐기하는 것입니다. 기존 전기 사용 습관을 유지한 채 화력발전소만 줄이게 된다면 전기 사용요금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전기 사용요금이 오를 것입니다. 여기서 맹점이 생기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기 사용료가 올라가는 불편함만 생각하고 사용량을 줄일 방안을 모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합니다.
공장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편리함을 쫓아가는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사용 등의 소비를 일관한다면 석유 화학물질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석유 화학물질이 우리 생활에서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보고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듯, 개개인의 소비습관을 바꾸는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의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소재 상품의 소비를 늘리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동차도 빼놓을 수 없는 미세먼지 유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걸어가도 충분한 거리까지 차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불편하겠지만 자동차 운행횟수를 줄여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협조하고 미세먼지 문제가 결국 우리의 편리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한 것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지자체·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개개인이 스스로 변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미세먼지 문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건강생활 수칙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기본적인 건강생활 수칙은 무엇일까요. 먼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외출을 위해 마스크는 집에 항상 구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미세먼지까지 막으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가 필요합니다. 제품 구입 시 ‘KF 등급’과 ‘의약외품’ 문구가 명시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씻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야 하죠. 실내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공기를 깨끗하게 하려면 공기청정기 외에도 식물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습도 조절,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기능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는 틸란드시아나 이오난사, 혹은 밀순이나 보리순을 집 안에서 재배해봅시다. 공기정화와 플랜테리어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체내에 쌓인 미세먼지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배출할 수 있습니다. 주로 무·도라지·더덕·배 등의 흰색 식품이 폐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알긴산이 풍부한 해조류(미역·다시마·톳 등)나 시금치·미나리·브로콜리·토마토 등도 미세먼지 배출에 효과적입니다. 쉽게는 녹차를 마시면 됩니다. 녹차의 타닌 성분이 다양한 중금속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미세먼지를 막을 수 없다면 위와 같은 식재료를 사용해 맛있는 요리를 먹고 건강을 지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글=문종환 건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