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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다에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현대건설의 핵심 기술력, ‘케이슨’

2023.02.24 4min 18sec

바다를 메워 땅으로 만들고, 항만을 만들어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일은 어제까지 없던 땅을 만들고 바다를 조각하여 해안선을 다시 그리는 놀라운 작업입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 뭘까요? 바로 ‘케이슨(Caisson)’입니다. 우리나라 대표 항만인 부산, 인천, 울산은 물론 전 세계 바다의 해안선을 바꾸고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어 낸 현대건설의 비결 또한 독보적인 ‘케이슨 공법’에 있습니다.


▼현대건설 케이슨 전문가 인터뷰 바로보기



‘케이슨’으로 바다를 조각하다


싱가포르 국토의 약 7%를 확장하며 싱가포르 해안선을 새로 그렸다고 평가받는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투아스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대형 매립 공사인 투아스 핑거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2018년에 현대건설이 수주해 시공한 투아스 핑거3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내 최대 규모인 케이슨 227함이 설치된 매립 공사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 시공 중인 투아스 핑거3 프로젝트 현장 전경. 현장 오른편으로 거대한 케이슨 제작장 모습이 보입니다. ]

[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 시공 중인 투아스 핑거3 프로젝트 현장 전경. 현장 오른편으로 거대한 케이슨 제작장 모습이 보입니다. ]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 앞바다 한가운데에 예술 작품처럼 펼쳐진 방파제에서도 ‘케이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만든 울산신항 남방파제와 범월갑 방파제는 마치 바다에 하얀 꽃잎을 가지런히 수놓은 듯합니다.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 방파제의 뼈대가 되는 구조물이 ‘케이슨’이지요. 이처럼 매립, 항만 공사와 다양한 해상 구조물을 만드는 해양 인프라 공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케이슨’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울산 신항 남방파제, 동해항 3단계 방파호안 축조 공사에도 케이슨이 사용되었습니다. ]

[ 현대건설이 시공한 울산 신항 남방파제, 동해항 3단계 방파호안 축조 공사에도 케이슨이 사용되었습니다. ]



해양 인프라 공사의 핵심 기술력, 케이슨


‘케이슨(Caisson)’이란 수중 시설물, 또는 수중 시설물의 기초 작업을 위해 만든, 속이 빈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말합니다. 단순히 크고 네모난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케이슨 1함의 크기만 해도 폭 25m에 길이 43m, 높이 27m로 12층짜리 아파트 1개 동과 맞먹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케이슨을 육상에서 속이 빈 상자 형태로 제작한 뒤 해상으로 옮겨 바다에 통째로 가라앉힌 후 흙이나 모래로 속을 채워 항만의 안벽, 방파제 등으로 사용합니다. 케이슨은 해양 인프라 공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구조물이며, 따라서 다양한 해양 환경에 안전하게 설치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케이슨은 1개 함의 크기만 해도 12층짜리 아파트 1개 동과 맞먹는 대형 구조물입니다. ]

[ 케이슨은 1개 함의 크기만 해도 12층짜리 아파트 1개 동과 맞먹는 대형 구조물입니다. ]



파도 저항, 지진해일 등 해양 환경을 고려한 공학적 설계 돋보여


케이슨은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기에 해상 인프라 공사에서 핵심적 기술이라고 이야기될까요? 대규모 매립 공사가 많은 항만 공사에서 케이슨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항만을 조성할 때 케이슨은 ‘안벽’ 역할을 합니다. 즉, 큰 컨테이너선이 컨테이너를 내리거나 싣기 위해 배를 댈 수 있는 접안 공간이 되는 것이죠. 무거운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초대형 선박이 접안하는 안벽 전면에 설치되는 구조물이니 만큼 튼튼하고 견고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또한 파도 저항을 감소시키면서 파도가 통과하도록 해 선박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하지요. 게다가 케이슨은 바닷속에서 지진과 같은 자연환경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답니다. 


케이슨을 설계할 때는 매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요, 파도가 높거나 수심이 깊은 곳 등 환경에 적합한 케이슨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항만 구조물이 점점 대형화되면서 케이슨의 설치 규모 역시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또, 케이슨에 따라서 항구의 풍경이 변하기도 하죠. 케이슨이 고도의 과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공학적 설계, 미학적 디자인까지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케이슨은 항만의 안벽 역할을 하기에 선박의 접안 안정성, 파도 등 바다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고도의 과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및 시공되어야 합니다. ]

[ 케이슨은 항만의 안벽 역할을 하기에 선박의 접안 안정성, 파도 등 바다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고도의 과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및 시공되어야 합니다. ]



24시간, 원스톱으로 만들어지는 케이슨


케이슨 공법은 크게 육상에서 만들어지는 ‘케이슨 제작’과 해상에서 이루어지는 ‘케이슨 설치’ 과정을 거쳐 시공됩니다. 육상에서의 케이슨 제작은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먼저 케이슨 바닥판을 만들고 → 벽체를 세운 다음 → 콘크리트 양생 후 → 플로팅 독*에 케이슨을 선적합니다. 이와 같은 케이슨 제작은 24시간 쉬지 않고 연속으로 이뤄지며, 첫 함은 4주, 이후에는 일주일에 1함씩 단계별로 생산됩니다. 


케이슨 제작 및 운반/설치 과정. 바닥판 만들기-벽체 세우기-콘크리트 양생-플로팅 도에 케이슨 선적-진수-운반-설치


육상의 제작장에서 완성되어 플로팅 독에 선적된 거대한 케이슨은 해상으로 옮겨져 진수·운반·설치 단계를 거쳐 시공이 완료됩니다. 먼저, 바다 한가운데 있는 진수장으로 케이슨이 옮겨집니다. 진수장에 케이슨이 도착하면 플로팅 독에 물을 채워 가라앉히는데, 플로팅 독이 가라앉으면 케이슨은 부력에 의해서 뜨게 됩니다. 이때 예인선을 이용해 케이슨을 끌어냅니다. 이후 정해진 위치로 이동시킨 뒤 설치 전용 바지선을 이용해 영구적으로 설치하게 됩니다.

*플로팅 독(floating dock) : 물 위에 뜨는 선박 거치 설비.



케이슨은 현대건설이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만든다!


설계부터 제작과 설치까지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케이슨 공사. 현대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케이슨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공장형 케이슨 제작 공법을 최초로 적용하며, 이와 관련된 여러 특허와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공장형 ‘슬립폼 공법’은 구조물을 제작하며 이동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된 자동차 생산 라인처럼 만들어 놓은 케이슨 생산 기술입니다. 현대건설이 가장 먼저 이 공법으로 케이슨을 만들었고, 현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장형 ‘슬립폼 공법’이 케이슨 제작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 공장형 슬립폼 공법의 케이슨 제작과정 ]

[ 공장형 슬립폼 공법의 케이슨 제작과정 ]


케이슨과 관련된 현대건설의 기술 개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케이슨과 같은 대형 구조물 제작에 있어서 콘크리트가 굳으면서 발생하는 열 관리는 품질 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요. 현대건설은 콘크리트 구조물의 양생 중 발생하는 내외부 온도차를 능동적으로 관리하여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콘크리트 온도 균열 저감 양생 공법’을 개발해 적용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0년에는 ‘실래인 무인 자동화 도포 장비 개발’로 ‘싱가포르 산업안전보건 혁신대상(WSH Innovation Award)’에서 최고 영예인 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여 또 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는데요. 고소 작업에서 근로자를 원천 배제시키고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 이 기술은 안전과 품질을 모두 확보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케이슨을 바다로 이동시키는 플로팅 독은 원래 조선소에서 쓰이는 것인데, 현대건설이 케이슨 건설에 적용, 보유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공정 효율 개선을 통한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케이슨 기술력은 세계 최고의 품질과 생산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세계 곳곳에서 케이슨 기술력을 증명하다


현대건설의 케이슨 기술력은 세계 곳곳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리비아 라스라누프 항만(1983), 태국 사타힙 수리조선소(2000), UAE 칼리파 항만(2012), 스리랑카 콜롬보 항만(2012년),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2021년 준공) 등 초대형 항만 공사를 수행하며 시공 능력을 자랑하고 있죠. 또한 해외에서만 800함이 넘는 케이슨을 시공하여 독보적인 케이슨 기술력을 선보이며 세계 해상 공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해외 케이슨 프로젝트. 리비아 라스라누프 항만 공사, 태국 싸타힙 수리조선소 공사, 싱가포르 파시르 판장 항만 공사, 싱가포르 주롱섬 연륙로 공사,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1 매립 공사,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 공사


싱가포르 국토의 해안선을 그린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투아스 핑거1 매립 공사는 앞서 소개한 ‘콘크리트 온도 균열 저감 양생 공법’을 처음 적용한 현장입니다. 이는 국내 건설 신기술이 해외 현장에 도입된 최초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단일 프로젝트 사상 케이슨 최대 규모(227함) 제작인 투아스 핑거3 매립 공사를 수주해 싱가포르 건설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현대건설은 콘크리트 타설 속도를 유사 프로젝트 대비 최대 30% 이상 향상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부산신항, 울산항 동방파제, 삼척 생산기지 부두,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등 수많은 항구와 방파제 공사에 현대건설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울산신항의 남방파제와 범월갑 방파제에서는 독특한 반원형 케이슨을 사용했는데요, 직선으로 뻗은 사각형 구조물로 익숙했던 케이슨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곡선의 예술적 구조물로 거듭난 사례였습니다. 현대건설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예술적 역량까지 증명해 보인 해상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 현대건설이 시공한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전경. 현대건설은 독보적인 케이슨 기술력으로 국내외 주요 항만 공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

[ 현대건설이 시공한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전경. 현대건설은 독보적인 케이슨 기술력으로 국내외 주요 항만 공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



인천신항에서 보여 줄 현대건설의 새로운 케이슨 작품


현대건설은 인천 앞바다에서 또 하나의 케이슨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수도권 관문인 인천신항의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축조 공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는 4천 TEU*급 3선석* 규모의 컨테이너 터미널 시설로, 최대 3만 TEU급 극초대형 선박이 접안해도 안전하게 시공하고 있습니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공사에는 총 42함의 케이슨이 설치될 예정인데, 인천신항 케이슨의 경우 밀물과 썰물의 조차가 큰 서해의 열악한 환경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완공이 되면 현재 바다인 곳은 땅이 되고, 그 위에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이 들어서 수많은 물류가 드나드는 관문이 탄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