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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엘도라도’ 현대건설 중남미 시장 개척기

2023.09.08 4min 13sec

21세기 엘도라도 현대건설 중남미 시장 개척기


■ 마추픽추의 새로운 관문이 현대건설 기술로 세워지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나는 페루 쿠스코의 모습은 다소 무료합니다. 출연자의 독특한 여행방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편리한 인프라 시설이 적은 탓에 이동도 숙소도 불편함을 감내해야 합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15km 떨어진 친체로시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지을 부지공사를 모두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터미널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해발고도 3720m의 고산지대에 지어질 이 국제공항이 완공되면 세계문화유산인 마추픽추를 국제선-국내선 환승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중남미는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곳이 더 많은 미지의 대륙입니다. 중남미(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는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중미(멕시코 포함)와 카리브․남미 지역을 총칭하는 말로, 위도상 북위 32도와 남위 54도 사이에 위치합니다. 총 면적은 약 2055만㎢로, 33개 독립국과 영국․프랑스 등의 식민지가 아직도 존재하죠. 하지만 최근 이곳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제법 뜨겁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면서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춘 중남미 시장의 잠재력이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 중남미 진출 국가 현황 브라질의 고효율 발전소부터 페루의 최첨단 국제공항까지 운하 대신 지하철로 파나마 첫 수주: 2020년 메트로3호선 ·수도: 파나마 시티 언어: 스페인어 ・인구: 435.1만 매일 메데인의 43t 하수처리 콜롬비아 첫 수주 2012년 베요 하수처리장 공사 •수도: 보고타 · 언어: 스페인어 ・인구: 5152만 중남미 초대형 플랜트 수주! 베네수엘라 첫 수주 2012년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수도: 카라카스 ᆞ언어: 스페인어 인구: 2820만 최초 중남미 시장 진출지는 브라질! 브라질 첫 수주 : 2000년 포르토 벨호 복합화력발전소 •수도: 브라질리아·언어: 포르투갈어 ・인구: 2.143억 우루과이 전력 소비량의 25% 담당 우루과이 첫 수주: 2012년 푼타 델 티그레 복합화력발전소 • 수도: 몬테비데오 • 언어: 스페인어·인구: 342.6만 마추픽추까지 비행기로 한 번에 페루 첫 수주 : 2021년 친체로 신국제공항 부지조성공사 연관 수주 : 2021년 친체로 국제공항 활주로 및 터미널 신축공사 • 수도: 리마. 언어: 스페인어 ・인구: 3372만 수도와 휴양지를 잇는 2.75km 남미 최대 4차선 현수교 칠레 첫 수주: 2014년 차카오 교량 •수도 산티아고 언어: 스페인어 ・인구: 1949만


현대건설은 2000년 중남미 국가에 처음으로 진출했습니다. 브라질의 ‘포르토 벨호 복합화력발전소’가 첫 프로젝트입니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땅이었던 만큼 신시장 진출에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인구 5억이 넘는 거대시장과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불안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리스크 또한 높았기 때문입니다. 


다소 주춤하던 중남미 진출이 재개된 것은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이후인 2012년부터입니다. 당시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준공돼 현지 전략모델이 생산되는 등 중남미 지역 내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지도와 위상이 높아진 해이기도 합니다. 현대건설 역시 이 흐름을 타고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치중된 해외 건설시장을 다각화하고,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이후에도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사를 설립해 현지화를 꾀하고, 낙후된 인프라를 공략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중남미 시장에서 7개 국가, 100억 달러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구의 반대편에서도 K-건설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 중남미 시장의 터전을 닦은 전력 프로젝트


브라질 최초 중남미 시장 진출지는 브라질! 포르토 벨호복합화력발전소 총공사비: 1억5197만 달러 공사기간: 2000년09월~2003년08월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입니다. 중동에서 대규모 전력 및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며 시공 능력을 인정받은 현대건설의 중남미 첫 프로젝트가 복합발전소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당시 빠르게 성장 중이던 브라질이라면 말이죠.


2000년 9월에 착공한 브라질 ‘포르토 벨호 340MW 복합화력발전소’는 일반적인 화력발전소와 달리, 가스터빈의 폐열까지 활용하는 고효율 발전소였습니다. 현대건설은 가스터빈 3기와 보일러 3기, 그리고 스팀터빈 및 부속 설비 일체를 담당한 이 프로젝트를 35개월 만에 준공하며, 첫 중남미 진출 신고식을 무사히 치렀습니다. 


우루과이 우루과이 전력 소비량의 25% 담당 푼타 델 티그레 복합화력발전소 총공사비: 6억3000만 달러 당사 계약금액: 5억3624만 달러 공사기간: 2012년11월~2019년04월


이후, 현대건설은 우루과이 전력소비량의 25%를 담당하는 국가 최대 발전소까지 성공적으로 시공합니다. 2012년 11월에 착공한 ‘푼타 델 티그레 530MW 복합화력발전소’는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로부터 서쪽으로 40km 떨어진 푼타 델 티그레(Punta del Tigre) 지역에 건설하는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현대종합상사, 한전KPS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이 발전소의 성공적인 준공으로 우루과이는 극심한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 거대 환경시장 공략, 친환경 담수 프로젝트 


콜롬비아 매일 메데인의 43t 하수처리 베요 하수처리장 총공사비: 3억5000만달러 당사 계약금액: 1억7818만 달러 공사기간: 2012년09월~2019년03월


현대건설의 두 번째 중남미 진출국은 ‘커피의 나라’로 친숙한 농업국가 콜롬비아입니다. 현대건설은 시장 개척을 위해 2010년 콜롬비아 보고타 지사를 설립하고, 2년 후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베요 하수처리장을 수주했습니다. 콜롬비아는 풍부한 수자원에 비해 물 가용성이 떨어지고, 수질관리 역량이 크게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콜롬비아 제2의 수도라 불리는 메데인(Medellín)의 공공사업청은 아부라(Aburra) 협곡의 하수 처리와 메데인강의 정화를 위해 이 프로젝트를 발주했습니다.


메데인으로부터 25㎞ 떨어진 베요(Bello)시에 하루 처리용량 43만톤의 하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현대건설 외에도 스페인 악시오나 아구아(Acciona Agua)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했습니다. 수처리 전문기업과 함께한 프로젝트인 만큼 베요 하수처리장은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친환경 시설로 건설됐습니다. 표준 활성 슬러지* 방식을 통한 친환경적인 하수 처리 시스템과 하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전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건설의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42만9752㎡(여의도의 4.5배)의 광활한 대지에 지역 주민을 위한 공원과 전망대를 설치해 지역 발전에도 기여했습니다. 

*표준 활성 슬러지(Conventional Activated Sludge): 활성 슬러지란 하·폐수 속 각종 유· 무기물이 미생물과 섞여 만들어진 플록(Floc) 집합체로, 이를 활용해 유기물질을 분해하고, 증식된 미생물을 침전시켜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 글로벌 실력을 입증한 오일 플랜트


전 세계 국가별 석유 매장량 순위 베네수엘라 303,806 사우디아라비아 258,600 이란 208,600 캐나다 170,300 이라크 145,019 소말리아 111,777 쿠웨이트 101,500 아랍에미리트 97,800 러시아 80,000 리비아 48,363 *단위 : 백만배럴 출처: 2020, US IEA (International Energy Statistics)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뜻밖에도 남아메리카 북부에 위치한 베네수엘라입니다. 현대건설이 콜롬비아 보고타 지사에 이어 201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지사를 개설한 것도 석유 매장량과 연관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중남미 대형 플랜트 수주! 푸에르토 라 크루즈 정유공장 총공사비: 29억9500만 달러 당사 계약금액: 20억7992만 달러 공사기간: 2012년08월~2016년02월


현대건설이 2012년 6월 수주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 크루즈(Puerto La Cruz) 정유공장 건설공사’는 카라카스에서 동쪽으로 250㎞ 떨어진 곳에 있는 정유공장의 시설과 설비를 개선하는 것으로, 총공사비는 30억 달러에 이릅니다. 기존 정유공장을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생산을 위해 현대화하는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중동 지역에 치우쳐 있던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을 중남미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컸습니다. 



■ 철도, 도로(교량), 공항까지 3대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자리한 문화 유적지 마추픽추,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드넓은 우유니 소금사막 등 감탄을 자아내는 명소를 품고 있는 중남미. 다양한 지형적 특성이 존재하는 만큼 그에 따른 다양한 교통 전략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남미 국가 대부분은 노후화된 도로에 의존하고 있어 이동과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칠레 수도와 휴양지를 잇는 2.75km 남미 최대 4차선 현수교 차카오교량 총공사비: 6억4800만달러 당사 계약금액: 3억3060만달러 공사기간: 2014년02월~2025년03월


현대건설은 2014년 2월 6억4800만 달러 규모의 칠레 ‘차카오 교량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남미 최초의 4차로 현수교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대표 휴양지인 칠로에섬과 칠레 본토를 연결하는 이 교량은 수도인 산티아고로부터 1000km 남쪽에 위치한 로스 라고스(Los Lagos) 지역의 차카오 해협을 횡단하는 국책사업인데요.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등으로 세계적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의 교량 시공능력을 증명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가 될 전망입니다.


파나마 운하 대신 지하철로 메트로 3호선 총공사비: 28억1100만 달러 당사 계약금액: 17억645만 달러 공사기간 2020년10월~2025년04월


칠레에서 연륙교(連陸橋)를 통해 도로망을 확장했다면, 운하로 친숙한 파나마에는 보다 빠르고 편리한 철로를 놓아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할 예정입니다. 현대건설은 2020년 파나마 메트로청으로부터 28억1100만 달러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수주하여, 파나마 시티와 아라이얀(Arraiján) 지구를 연결하는 총연장 25㎞의 모노레일을 건설 중입니다. 현대건설은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기술․상업․금융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파나마 역대 최대 인프라 사업을 수주했는데요. 초강진 지역임을 감안해 진도 9.0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운하 해저 부분을 직경 14m 쉴드 TBM(Tunnel Boring Machine)으로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며 뚫는 등 K-건설의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페루 마추픽추까지 비행기로 한 번에 친체로 신국제공항 부지조성공사 총공사비: 1억4400만 달러 당사 계약금액: 7900만 달러 공사기간 2021년04월~2023년07월 친체로 국제공항 활주로 및 터미널 신축공사 총공사비: 3억6270만달러 당사 계약금액: 1억2690만 달러 공사기간 2021년08월~2026년11월


중남미 페루에서는 ‘하늘길’도 건설하고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자 잉카 유적지인 페루의 마추픽추는 남미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지만 인근 아스테테 공항의 노후한 시설로 수도 리마에서 환승해 이동해야 합니다.


현대건설은 2021년 3월 마추픽추로 향하는 새로운 관문이 될 페루 ‘친체로 국제공항 부지조성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4개월 후인 7월에는 ‘친체로 국제공항 활주로 및 터미널 신축공사’를 연이어 수주, 해발고도 3,720m의 고산지대에 총 4㎞의 활주로와 13개의 탑승구를 갖춘 연간 57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 여객터미널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한국공항공사 등과 함께 ‘팀 코리아’를 구성해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요, K-건설의 저력을 보여줄 최첨단․친환경 공항으로 시공한다는 각오입니다. 현대건설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을 적용해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관리하며, 디자인 차별화는 물론 에너지 절감 효율까지 극대화할 예정입니다. 



■ 21세기 엘도라도를 꿈꾸며


중남미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활약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풍부한 시공 경험과 선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건설사들의 각축장이 된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하고, 기반 인프라 건설을 통해 이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바꿔가고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변화된 니즈에 맞추기 위한 신기술 개발도 한창입니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보조를 맞춰 친환경 프로젝트의 중요도를 높이고, 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른 역량 제고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은 아마존강 유역에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El Dorado)’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첨단 인프라를 시공하며 21세기 엘도라도를 우리의 기술로 직접 건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