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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달링하버’를 꿈꾸는 해양관광의 메카를 완성하다

해상 공사는 수많은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더구나 서해에 위치한 현장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다 보니 자연에 순응하며 공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현장을 찾아 바닷바람과 싸우며 항만 프로젝트의 또 다른 성공 신화를 만든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현장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대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

드넓은 갯벌과 탁트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인천항. 곳곳에 철조망이 눈에 띄는 인천항은 내비게이션에도 검색되지 않는 군사보안 시설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입니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현장에서는 100m 높이에 달하는 3600t급 대형 해상 크레인과 예인선 3대가 함선세그먼트(segment•콘크리트 함선 구조물)를 인양합니다. 최대 9m 이상인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해상에 선박 접안용 인공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길이 200m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 세그먼트 13개를 육상에서 제작 후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해상에 인양•거치합니다. 근로자들은 속이 비어있는 세그먼트 내부(격실)에 들어가 쇠로 만들어진 강봉을 이용하여 세그먼트들을 결합합니다. 13개의 세그먼트를 15일 동안 한 치의 오차없이 결합한 후 해상에 거치해야 하는 대형 미션을 수행하는 이 공법은 국내 최초로 시행되었습니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2단계)

함선 세그먼트가 인양되고 있습니다. ]


발주처인 인천항만공사는 기존 인천항 국제여객부두의 이원화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크루즈선 전용부두를 비롯, 복합 쇼핑몰•호텔 등을 건설해 국제해양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6705억원(2단계 268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서 현대건설은 턴키 방식으로 총 3단계 중 2단계를 수주했으며, 15만t급 크루즈선 1척, 5만t급 카페리 1척, 3만t급 카페리 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건설했습니다.


아찔한 고비마다 빛났던 도전정신

현장은 공사 초기부터 돌발 변수의 연속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질지반 DCM* 공법이 시도됐는데, 해저 바닥을 뚫던 도중 설계보다 단단한 폐석층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 작업 효율 저하로 공정이 지연돼 후속 공정인 케이슨 제작을 위한 고정 투입비 10억여원을 매달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설계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절체절명의 위기에 현장 직원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 들어갔습니다. 그나마 공사를 진행하던 협력업체도 생각보다 까다로운 공정과 늘어가는 원가 투입에 공사를 포기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현장 직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직영공사에 나섰습니다. 전 직원이 합심한 결과 2015년 4월 14개월에 걸친 DCM 공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슨 제작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2013년 11월에 착공하자마자 높이 20m, 최대 8500t에 달하는 케이슨 31개 함을 만들어야 했는데, 24시간 연속 타설 작업을 통해 1개 함당 7일, 총 8개월에 걸쳐 제작해야 했습니다. 현장은 원가 절감을 위해 삼척 현장에서 구자재를 뜯어와 재활용했습니다.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동절기 작업을 피하고자 2014년 4월 케이슨 제작을 반드시 시작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2013년 겨울 철구조물 설치가 불가피했습니다. 직원들은 “한겨울에 철구조물을 만지는 작업은 살을 에는 고통과 같았다”고 회상합니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2단계)

케이슨 제작장 전경 ]


인천항 국제여객부두(2단계)

대형 해상 크레인이 함선을 인양하는 모습 ]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시드니 달링하버와 같은 미항(美港)을 건설해 해양관광의 메카가 탄생할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DCM(Deep Cement Mixing Method) : 연약한 바다 밑바닥의 흙을 굴착해 시멘트와 혼합시켜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공법으로, 수중 구조물이나 기초를 구축하기 위해 케이슨과 같은 큰 구조물을 버틸 수 있게 제작된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2단계)
[ 지난 2017년 2월 임시 개장해 크루즈가 입항하고 있는 모습 ]